2025년 11월 28일, KBO 스토브리그를 뒤흔드는 뉴스가 터졌습니다.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에이스 라이언 와이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계약 직전 단계에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입니다. 단순한 ‘루머’ 수준이 아니라, 이미 신체검사 일정 조율만 남았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면서 사실상 MLB 복귀가 임박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특히 KBO 및 MLB 이슈에 정통한 대니얼 김이 직접 이 소식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신뢰도는 더 높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한화는 단기간에 팀 전력의 큰 축을 잃을 수 있는 위기와 마주하게 됐고, 반대로 휴스턴은 제한된 재정 속에서 로테이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절묘한 카드 하나를 손에 넣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와이스의 MLB 복귀는 어떻게 현실이 되었고, 이 결정이 한화와 휴스턴, 그리고 KBO 전체에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요? 한 걸음 더 들어가 살펴보겠습니다.
KBO의 ‘10만 달러 대체 용병’이 MLB 에이스급 자원으로 변신하기까지
와이스의 스토리는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KBO 리그가 글로벌 투수 재평가 시스템의 핵심 무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2024년 겨우 10만 달러 단기 계약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당시 이력은 독립리그 출신 대체 용병에 가까웠고, 기대치 역시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데뷔전부터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정식 외국인 투수 자리를 꿰찼고, 이후 KBO에서 자신의 가치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비용 대체 자원’으로 시작한 투수가 단기간에 리그 정상급 선발로 올라선 것이죠.
2025시즌 성적이 말해주는 와이스의 가치
- 30경기 등판, 16승 5패
- ERA 2점대 후반, WHIP 1.02
- 탈삼진 207개 기록
- 약 178이닝 소화
이 가운데 MLB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은 핵심은 단연 이닝 소화 능력과 내구성이었습니다. 현대 MLB에서는 선발 투수의 잦은 부상과 이닝 제한 이슈로 인해 매 시즌 170이닝 이상을 꾸준히 책임지는 투수가 희소 자원으로 분류됩니다. 와이스가 178이닝에 가까운 볼륨을 버텨냈다는 사실은 그의 몸값을 단숨에 끌어올린 결정적 포인트였습니다.
여기에 포스트시즌 LG전에서 보여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은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증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와이스는 MLB에서 다시 선발 후보 혹은 강력한 불펜 카드로 평가받기에 충분한 패키지를 완성했고, 이는 휴스턴이 빠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계산된 선택’ – 저비용·고효율 카드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현재 페이롤 구조가 상위 소수 선수에게 집중돼 있어, 전통적인 FA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여기에 프램버 발데스가 퀄리파잉 오퍼(QO)를 거부하고 팀을 떠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의 공백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일반적인 FA 선발 투수를 영입하려면 보상 픽 부담까지 감수해야 하고, 계약 규모 역시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와이스는 휴스턴 입장에서 조건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카드입니다.
왜 와이스였을까?
- 국제 FA 신분이라 보상 픽 소모 없음
- MLB 평균 선발 투수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계약 규모 예상
- KBO에서 최근 2년간 보여준 구위·지표가 MLB 평균 이상 경쟁력을 입증
- 선발·불펜 투웨이 운용 가능성으로 뎁스 강화에 최적
휴스턴은 원래부터 ‘저비용 고효율 투수’를 찾는 데 능한 팀입니다. 와이스처럼 짧은 이닝에서도 삼진을 많이 잡을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불펜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형은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필 중 하나입니다.
결국 휴스턴의 와이스 영입 시도는 선발 로테이션 보강과 불펜 운영 유연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매우 계산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화가 맞닥뜨린 진짜 위기 – 단순 전력 이탈이 아니다
한화 이글스의 관점에서 문제는 ‘와이스 1명을 잃는다’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미 코디 폰세의 MLB 복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 외국인 선발이 동시에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와이스와 폰세는 2025시즌에만 합계 33승을 기록했고, 두 선수 모두 170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팀 선발진의 중심을 이뤘습니다. 이 정도 볼륨과 승수를 단기간에 대체하는 일은 어느 팀에게나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공백이 투수 한두 명을 새로 데려오는 수준으로는 결코 메워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와이스가 책임졌던 180이닝에 가까운 이닝이 사라지면, 불펜은 시즌 초반부터 과부하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고, 이는 자연스럽게 수비·타선·경기 운영 전반에까지 도미노식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공급자 우위 외국인 투수 시장… 한화의 선택지는 좁다
2026년 외국인 투수 시장 환경은 ‘공급자 우위’에 가깝습니다. MLB 전체적으로 선발 자원이 부족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KBO에서 뛰어난 성적을 남긴 투수들은 대부분 MLB 구단과 먼저 협상을 진행합니다.
그 결과 KBO 구단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독립리그·AAA 출신 등 검증되지 않은 자원에 더 많은 비용과 리스크를 떠안는 구조가 되기 쉽습니다. 한화 입장에서는 이런 시장에서 동시에 두 명의 에이스급 대체 자원을 찾아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된 셈입니다.
따라서 한화는 단기적으로는 해외 스카우트 범위를 더욱 넓히고,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수 발굴·육성 파이프라인을 체계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와이스를 성공적으로 발굴해낸 스카우팅 능력은 분명 뛰어났지만, 이제는 이를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위기이자 기회 – 와이스 MLB 복귀가 남긴 것
라이언 와이스의 MLB 계약 임박 소식은 한화 팬들에게 분명 아픈 뉴스입니다. 폰세까지 팀을 떠난다면, 한화는 2025년 핵심 전력의 상당 부분을 한 번에 잃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동시에, 한화의 외국인 투수 발굴 능력이 이미 리그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역설적인 증거이기도 합니다. KBO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투수가 MLB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인정받을 정도라면, 그 스카우팅과 운용은 이미 검증된 셈이기 때문입니다.
휴스턴은 최적의 효율을 선택했고, 와이스는 자신의 전성기를 MLB 무대까지 확장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입니다. 한화가 이 거대한 공백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메울 수 있을 것인가입니다.
2026년 스토브리그에서 한화의 행보는 KBO 전체가 주목하는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와이스 이탈은 분명 위기이지만, 동시에 팀 운영 철학과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화의 다음 선택이, 단순히 한 시즌의 성적을 넘어 구단의 미래 방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